못하진 않겠지. 그냥 힘들지.
애초에 사람을 만난다는게 돈이 드는 일이고 (밥값이나 차비는 공짜가 아님)
그건 연인이 아니라 친구일지라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게 비단 남자만 그런게 아니라 남녀 똑같이 적용되는거고.
제대로 된 연인관계라면 남자만 돈을 쪽쪽 빨릴리도 없으니 뭐...
얼마전에 메갈이 또 한남들은 연애에만 돈을 안쓰네 어쩌네 해서 적기 시작한건데
니들은 애초에 상대가 없잖아... 그렇게 싫어하는 한남 돈 빨아먹을 생각 하지말고
그냥 뒈지면 될 일이고.
예전 일인데 누가 고백할건데 영화 보고 밥먹고 분위기 좋은데서 고백한다길래
그냥 돈 없으면 장미꽃 100송이 사주고 작은 선물이나 하나 주면서 고백하라고
했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 돈 없으면 고백도 못하겠다 기념일엔 막 10만원씩
써야겠네' 라는 개소리를 지껄인게 기억나서 적는 글이기도 하다.
내 블로그 이웃들이라면 상당히 오랜기간 내가 돈 때문에 고생하고 있던걸 알텐데,
뭐... 그만큼 연애기간이 길기도 하단 것도 알거다. 그래, 사실 이건 경험담이다.
연애하면 기본적으로 돈이 많이 깨진다. 꾸미는 비용 이런거 다 버리고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기본적으로 차비+밥값만 해도 상당한 비용이다. 밖에서 사먹는 밥?
결코 싸지 않다. 그렇다고 뭐 4~5천원짜리 싸구려 백반만 먹는 것도 말이 안되고
기본적으로 한끼당 2만원 잡고, (그래봤자 한명당 만원. 찜닭 반마리가 2만원 근처다)
버스를 타고 다닌다고 가정하면 (그나마 난 이 돈도 안듬...) 버스비 기본 3천원 근처,
아침에 밥 먹고 만나면 점심 저녁을 먹으면 기본으로 4만원. 데이트 비용 싸게 쳐서
영화값 약 2만원. 혹은 뭐 카페라도 가도 2만원. 그럼 6만원.
^^... 아무것도 안하고 밥먹고 영화보거나 영화 안보면 카페를 갈텐데 그것만으로
6만원이다. 기분 좋아서 어디 놀러라도 가면 2만원 깨지는건 기본이고. 좀 오래된
커플이면 모텔이라도 가면 대실이 2~3만원. 그럼 싸게 놀아도 10~11만원.
무슨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라 그냥 데이트가 그렇단거다. 그것도 원거리 연애도
아니고 그냥 근처에 사는 커플들의 데이트 비용이 그렇단거다. 데이트 한주에 한번만
해도 40만원이 기본으로 나간다. 결코 뭐 비싸게 먹거나 좋은걸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크게 즐긴 것도 없는데 기본이 그렇단거다.
한주에 한번 데이트. 정말 최소한이다. 그럼 2주에 한번 보면 되지... 라고 하는 너새끼는
연애하지 마라 제발.
아무튼 저 돈은 기본이 그렇단거고... 내가 정말 돈이 없어서 처음 맞춘 커플링이 은 반지였다.
그것도 아무 장식도 없는 그냥 실반지. 근데 그게 6만원이더라. 사실 공주님한테 매번 미안하고
가슴 아픈게 지금 끼고 있는 커플링도 산업체 다닐 때 겨우겨우 조금씩 돈 모아서 맞춘 반지다.
이게 벌써 한 5년... 조금 넘은거 같은데 안쪽이 비어있다 -_-;; 그래서 값은 싸게 맞췄지만
끼고 있으면 꽤 불편함... 당시에 구찌 반지를 맞춰주고 싶었는데 공주님이 나 돈없다고 딴걸
보자 해서 (디자인도 맘에 안든다고 했지만...) 지금껄로 끼고 있다. 뭐... 이것도 약 50만원 정도
줬던거 같다. (조금 덜줬던가)
기념일... 하... 챙기고 싶은데 여유가 안돼서 매번 말로만 챙기고 있는데... 3천일이 넘는
연애기간 동안 생일도 챙겨주기 힘들더라... 남들은 수십 수백하는 백을 선물하네 마네
어쩌네 하는데 난 그런 것도 챙겨준 적 없다... 아 왜 신세한탄을 하고 있지...-_-;; 아무튼
기념일 챙기기 시작하면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거다.
아무튼 연애는 돈이 많이 든다. 그리고 그런걸 이해해주는 좋은 연인을 찾는 것도 힘이 든다.
그렇다고 하지마 라는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기 이전에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은 갖추자는거다.
누가 말했는지 모르지만 가난이 문간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창문으로 달아난다더라...
공주님이 그래도 항상 다독여주고 같이 힘내자고 하지만 스스로 생기는 자괴감은 쉽게
떨치기 힘들다. 항상 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나 때문에 돈이 없고 나한테 한개 더 해주기 위해
스스로는 작은 것 하나도 하지 않는게...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어떡해야 하나... 싶어.
지금도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게 쉬운 건 아니니까. 사실 내 의지와
크게 상관도 없고. 그래도 상황을 바꾸려는 의지를 꺾으면 안돼. 노력을 그만두면 안돼.
꿈은 도망가지 않는다. 도망가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였지. 아마.
사실은... 뭐, 꼭 일본어가 아니라도 돼. 그냥저냥 만족할만한 보수에 그냥저냥 만족할만한
일거리면 상관없어. 지금처럼 비참하게 바닥을 기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있으면 괜찮아...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고... 세상만사가 맘대로 되는게 하나 없네...
하루에도 수십수백번씩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다. 공주님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 모습을 보면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힘이 들어.
나 같이 힘들게 사랑하지 않기를. 그렇기에 더 열심히 노력하고 능력을 갖추어서 사랑하길.
돈이 없어도 사람은 죽지 않지만 돈이 없으면 마음이 죽어.
힘내자. 힘내자. 힘내서 살아가자 우리 청춘.
덧글
그 경제력을 생각한다면... 제 기준으로는 그냥 평생 솔로로 살게 될 것 같은... ㅠㅜ
참 슬프죠 ㅠ 그놈의 돈...